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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두 거인,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가 된 배경과 속내는?
스포츠서울 | 입력 2012.06.10  19:21
게임계의 삼성전자로 비유되는 넥슨이 국내 대표 게임기업 역할을 해온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가 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최대 주주가 된 것과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

넥슨 일본법인(대표 최승우.이하 넥슨)은 지난 8일 엔씨소프트 설립자이자 CEO인 김택진 대표로부터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총 투자금액은 약 8045억원이다. 이번 투자로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앉았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24.7%의 지분 가운데 14.7%의 지분을 넥슨에 매각하고 10%만을 남겼지만 경영권은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놀라우면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넥슨과 엔씨는 90년대 후반 비슷한 시기에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시작해 15여년 동안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다퉈온 경쟁사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과 넥슨의 김정주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대 선후배 관계로 초기 벤처기업을 이끌며 경쟁과 협력을 거듭하는 가운데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결정이 나올 수 있었다. 특히 지분을 인수해 1대 주주의 자리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넥슨은 김택진 대표의 경영권을 인정했다.

두 기업은 전혀 다른 성장 경로로 한국의 벤처 신화를 만들어왔으며 내부적인 조직 색깔도 전혀 다르게 성장해왔다. 넥슨은 가벼운 캐주얼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고 아이템을 유료화한 부분유료화 모델을 성공시켰다. 자체 개발작보다는 능력있는 개발사를 합병하는 방법을 택했다. 엔씨소프트는 전통적인 게임장르인 대작 MMORPG를 개발해 월정액을 받는 모델로 성장했다. 자체 개발력과 서비스 능력은 국내 최고로 꼽힌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넥슨에 비해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를 중심으로 대기업에 가까운 종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때문에 김정주 회장이 수 천 억원을 들여 김택진 대표의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넘겨받는 결정을 내린 속내가 어떤 것인지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의 공개서비스를 눈앞에 둔 가운데 내려진 전격적인 지분 이동이어서 더욱 그렇다.

넥슨의 최승우 대표는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향후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대작 MMORPG 개발력을 극대화하고 넥슨은 이를 해외에 배급, 서비스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최근 국내 게임시장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양분됐다. 지난해 말까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넥슨의 서든어택이 지켜온 PC방 1.2위 자리를 해외 게임사의 게임들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특히 디아블로3와 LOL이 합친 국내 PC방 점유율은 50%를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위기 의식을 공유했고 대규모 자본의 해외 게임사들에 대적하기 위해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가 협력을 위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택진 대표가 이번 주식 매각 배경과 관련해 "게임, 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매각 이유를 밝힌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전격적인 결정에는 또다른 측면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아블로3와 LOL 등 해외 게임들의 공세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블소가 과거 아이온과 같은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며 "일각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게임외 새로운 비즈니스에 나서기 위한 자본 확보를 위해 이번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밝혔다.

김진욱기자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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